땅에는 멍청이가 많다. (땅보다 지구(地球)와 세상(世上) 따위의 중국글씨로 드러낸다면 더 빨랐겠지마는) 짧은 동안 찾아 보아도 땅 만큼의 한글이 없는 것 같아 지금부터 읽을 '달' 이 요 글에서 地球 뜻이 되는거다. 왜냐면 달은 거울이라 거울에 비친 地球는 곧 달이므로. (막된 놈이 막 한다고 막 보는 '분'이 막 하지는 않을거라 믿는다) 아무튼 달에는 멍청이가 많다. 글 쓰는 멍청이, 노래 부르는 멍청이, 멍청이가 아닌 줄 아는 멍청이, 사람이 가서 만든 모든 것에 멍청이가 빠글빠글하다. 하루에도 다함이 없이 많은 새로운 일이 만들어지니, 마치 멍청이가 하나 일에만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그러한 것 같구나. 하지만 열심히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도 멍청이는 더럽게 많고 자리는 한참 모자른다. 따라서 달은 빠르게 죽어가고 빠글스러운 멍청이들은 달이 죽든지 말든지 아직도 멍청한 짓만 골라 하니, 보기 싫어도 보이는 녀석들 때문에 달처럼 나도 죽을 맛이다. 멍청이는 도무지 나와는 통하지 않아서, 내가 아무리 떠들어도 멍청이들은 딱 끓어 말한다. "멍청하구나." ·········.
하! 웃기지 않은가? 멍청이가 나더러 멍청이란다! 하하하!
아, 또 어떤 멍청이는 덜 멍청해서 몰래 마음 속으로 말하지만, 멍청해서 이것 마저 들키는데 그럼 이걸 덜 멍청하다고 하나? 아니면 더 멍청하다고 하나? 어이구, 이런 멍청한 것을 따지게 만드는 멍청이 때문에 나 먼저 눕겠구나.

심심해서 밝혀 보는데. 나도 옛날에는 멍청이었다. 워낙 멍청해서 영원히 멍청할 것 같았다. 물론 그때는 내가 멍청한 줄 몰랐고 오히려 뛰어나다 생각 했으니 말 안 해도 알만하다. 하지만 워낙 멍청한 만큼 또 워낙 똑똑해서 태어나고 십사 년 만에 눈을 떴으니, 널려 있는 멍청이들을 보면 가끔 "나 옛날에 저랬었지" 하고 생각 한다. 요것이 깨달은 놈의 행복이자 넉넉함이다. 멍청이들이 여기에 한마디 안 할리가 없다.

"멍청이."

이제는 웃기지도 않고 지겨울 뿐이다. 에, 이제 등도 쑤시고 벼슬아치 마냥 구부리고 앉아서 복사뼈도 아프다. 이 몸은 밤을 넘었고, 비실비실 쓰러질 것 같으니 Television 에서 나오는 멍청이들을 피해 잠을 자야겠다. 여러분도 빨리 멍청한 짓을 고만두고 나처럼 똑똑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물론 아주 어렵겠지만 말이다.


- 멍청한 짓을 고만두는 가장 빠른 요령은 멍청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