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깊이 쓰고 싶어도
그 힘을 밭칠 내 그릇이 작다는 것만 알게 되.
하늘에서 떨어지는 소나기를
내 양동이에만 다 담고 싶다는 어설픈 욕심이랄까.
그건 어려우니까. 난 천재가 아니니까.
그래서 어떤 날에는 아무도 모르게
양동이에 담긴 물 속에 쳐박혀 죽고만 싶어.
다행히 아직은 네 앞에 이렇게 살아있잖아?
그러므로 이제부터 가끔
두 팔을 축 늘어뜨린 체 쉬기로 했어.
"오늘 하루만 잊어버리자. 오늘 하루만 하얗게 잊고 구름처럼 쉬기로 하자."

구름처럼만. 구름처럼만.



Your Touch - Seiko Su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