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여섯입니다. 나이 값 해야할 나이.

스물 한 살은 뭐 이 사람이든 저 사람이든 물불 안가리고  다 사귀어보고 싶은 나이 아니겠습니다. 저도 그 나이 때에는 남자친구가 있건 없건 뒷일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나 좋다고 덤비는데 거부하는 미덕은 개나 줘버려야죠.

한 명은 또 스물 다섯입니다.


나는 안정적인 펀드고

그놈은 도전적인 투자인 건가


나에게 돌아온 건 그 도전적인 투자가 불안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만일 그 놈이 나랑 사귀어요. 나 당신 책임질만큼 좋아해요 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다른 예쁜 여자도 많은데 왜 당신이 좋은 걸까 라는 말

올인이 아니라 그냥 단지 웃는 얼굴이 보고 싶은 것 뿐이라는 말

결혼하든 헤어지든 원수가 되든 좀 만나보고 싶은 것 뿐이라는 말

그런 말들이 없었다면 모든 사태는 어떻게 돌아갔을까

이미 싸질러 놓고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그 놈 참 어이가 없다.

H2 에서 등장하는 삼각관계는 그런 게 아니었다.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를 좋아하게 된 인물은

아무 말 안하고 몇년 동안 혼자 좋아하고만 있었다

진짜 기다림은 그런 것이다

내가 형근이와 친구 사이었다면 어땠을까

그 놈은 그런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이놈이고 저놈이고 믿을 놈은 하나도 없다

내가 친구였어도 잤을 거다


나에게 돌아온 그녀의 감정은 과연 얼마만큼 순수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