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성과 자유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UI/UX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이 UI의 일관성과 아름다움을 자랑하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애플의 폐쇄성을 비난하곤 한다. 그런데 난 그게 항상 의문이었다. UI의 일관성과 아름다움, 다시 말해 뛰어난 사용성이란 반드시 폐쇄적인 환경에서만 나오는가. 또 사용자의 행동을 제약하지 않는 자유로운 환경 하에서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주기란 불가능한가.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애플 앱스토어에 애플의 UI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 앱이 올라온다고 해보자. 어지간해선 사용자가 편안함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매번 UI를 싹 뜯어고쳐서 출시되는 맥용 MS 오피스를 보라. 그렇다면 왜 안드로이드는 왜 그렇지 않은가? 가이드라인도, 라이브러리도 형편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지메일과 구글 리더를 매일같이 사용하는 내 경험으론, 구글에서 직접 만든 프로그램들조차 일관성이나 편의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구글이 방향을 잘 잡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이걸 개방성의 탓으로 돌리는 건 옳지 못하다.

런처도 그렇고, 애플은 왜 허용하지 않는 것이 그리도 많은가?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엉망인 프로그램의 경험이 iOS에 대한 인상으로 남는 것이 애플로선 너무나 싫을 것이다. 그것은 사업상 올바른 선택 같지만, 반드시 모든 회사가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은 이미 거의 모든 회사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반복하는 말이 아닌가? 또 사람들은 윈도우가 형편없다고 하지만 기본 테마를 갈아엎는 StyleXP같은 프로그램을 쓰면서 시스템이 불안정해진다고 MS를 비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있어도 바보 취급 당한다. 결국 써드파티나 확장의 허용이 사용자 경험으로까지 이어지는가는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 OS에 대한 FUD가 너무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에(또 어느 정도 사실인 수준 이하의 단말기들이 여전히 팔려나가는 까닭에) 구글과 하등 상관없는 Hello World 수준 프로그램의 오류조차 구글이 비난을 당한다. 이런 인식이 이어지는 한 구글은 당분간은 폐쇄성을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다고 보지만, iOS 수준의 OS까지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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