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삶 생각

수영 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수영이란 것이 별 거 아입니다. 이렇게 떠서 나아가면 그게 수영 아닙니까? 그런데 그냥 떠있기만 하면 그건 수영이 아닙니다!]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이 부유하는 삶에 대해 생각치 않았더라면 그냥 흘려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용의 도를 배우면서 풍파 속에서 허우적대는 위태한 인간의 꼴을 여러번 떠올린 적이 있어 가볍게 듣기 어려웠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물에 뜰 수는 있으나, 그저 이리저리 흘러가기만 하면 그게 무슨 삶인가? 혹 공허와 무소유를 가르치는 쪽에서는 그저 내버려 두는 것을 참된 삶이라 할 지 모르나 자연의 순리를 따른다고 하는 것에도 결국 작위적인 행위가 필요함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 그렇다고 유자儒者가 반드시 인위적인 것만을 찾는 것은 아니다. 다산은 ‘부암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 꽃과 약초, 샘과 바위들은 모두 나와 함께 떠다니는 것들입니다. 떠다니다 서로 만나면 기뻐하고 떠다니다 서로 헤어지면 시원스레 잊어버리면 그만일 뿐입니다. 무어 안 될 것이 있겠습니까?]


수영을 하면서 삶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다시 다산에게서 군자의 마음가짐을 배우니 묘하지 않은가? 이 글을 남겨 기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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