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능행차연시 고전,전통,온고지신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정조대왕 능행차연시를 보고 왔다. 집에서 걸어서 10분도 안 되는 거리가 장안문인데, 수원 살면서 이 행사를 여지껏 본 적이 없어 벼르고 있던 차였다. 정조대왕의 행렬에 앞서 먼저 나타난 시민 퍼레이드는 시의 행사로서는 좋았지만, 국제적인 행사로 만들기엔 좀 조악했다. 사회자가 말머리마다 세계적인, 자랑스런 같은 비슷한 단어들을 마구 같다붙여놓는 것도 부담스러웠고(마치 절대로 그러하다고 우기는 것 같았다), Happy Suwon이라는 글짜가 대문짝만하게 새겨진 공연차나 장단에 맞추어 해피수원 을 연호하는 일부 팀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왕에 하는 것 한글로 구호 만들면 남녀노소 알아보기 쉽고 기왕에 오는 외국인들 한국어도 조금 배워가고, 좋잖아? 팀과 팀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 차 한대만 운용하는 팀의 경우 휑한 느낌이 들거나 중간중간 어디서 잘못됬는지 오래도록 행렬이 멈추어 있는 경우가 잦았는데 좀더 매끄러워지면 좋겠다. 선두에 스튜어디스 처럼 차려입은 아가씨들은 한복을 입어줬으면 좋겠고, 들고있는 현수막도 녹색 바탕에 어설프게 합성한 화성 사진을 깔아 쓰기보다 정조대왕 행렬에 맞추어 격식을 차려 수놓은 천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행사인 정조대왕 행차는 끝도없이 이어진 행렬에 감탄을 했다. 사극 등에서 주의깊게 보지 못한 다채로운 색상의 옷들과 다양한 도구 및 무기들은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많은 공부가 될 듯 싶었다. 다만 황금색 안내 깃발이 자주 눈에 띄는데, 원래 한문인 단어는 지금처럼 한글을 위주로 하되 한문을 한켠에 조그마하게 넣어주면,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행렬은 두시 경 시작해서 네시 경에야 모두 지나갔는데, 결과적으로 시간이 아깝지 않은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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