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3GS와 옵티머스 Q, 1년 비교 사용기 내가 쓰는 물건

아이폰 3GS와 옵티머스 Q를 같이 쓴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관계로 사용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사실 두 기기는 출시 시기가 같지 않은 데다가,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 기기라는 측면에서는 최신 기기인 아이폰4 vs 디자이어 Z의 비교가 더 나을 것 같지만, 제가 쓰면서 느낀 것들이 새로 선택하실 분들께는 나름대로 도움이 될 것 같아 한번 올려봅니다.

편의상 이하 아이폰 3GS는 아이폰, 옵티머스 Q는 옵큐로 지칭하겠습니다. 아이폰의 경우 사양에 따라 다른 부분에는 특별히 3GS라고 기재하여 오해를 막고자 했으며, 이하 편의상 반말로 작성하고자 하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웹서핑

초기에는 옵큐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일단 웹써핑엔 세로모드가 편하고, 쿼티를 쓰려면 키패드를 펼치고 가로모드로 바뀌는 걸 봐야 하는데, 이 둘을 쉼없이 넘나드는 게 무척 귀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옵큐에 프로요가, 그리고 3GS에 iOS4가 탑재되고 난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일단 스크롤 속도나 모자이크 영역의 차이는 그간 수없이 다뤄졌으므로 생략하고자 한다. 대신 다른 기능적인 면 하나를 짚고 넘어가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기본” 브라우저에는 모두 특정 영역을 더블 클릭시 그 부분을 화면 크기에 맞게 확대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모바일 페이지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일반 웹사이트의 텍스트를 읽을 때는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그런데 두 폰에서 이 기능의 동작이 미묘하게 다르다.

(동영상)

아이폰의 경우 해당 영역을 화면에 맞추어주는 데 그치는데, 문제는 필자의 경우 눈이 안좋은지 이렇게 해도 글자가 너무 작아서 결국 확대를 하거나 가로모드로 읽어야 했다는 점이다. 반편 안드로이드의 경우 글자가 적정 크기가 될 때까지 확대한 다음 다시 해당 화면 안에서 글자를 재정렬해 주기 때문에 글자가 더 큼에도 불구하고 스크롤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심지어 이 크기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더 확대/축소하여 더블클릭하면 그 화면에 다시 맞추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정말 편리한 기능이다.

바로 이 기능, 그리고 프로요 탑재 뒤 비약적으로 향상된 옵큐의 웹브라우징 속도와, 그에 대비되는 3GS의 갈수록 느려지는 웹써핑 속도 때문에 필자는 대부분의 웹써핑을 옵큐로 처리하고 있다. 필자가 아이폰 4의 사용자였다면 균일하게, 혹은 약간이나마 더 넓고 선명한 화질 때문에 4를 좀더 사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안드로이드에 관해 몇가지 더. 일단 팁 하나는 다양한 웹브라우저가 존재하는데 그중 상단 외에도 좌우 드래그를 통해 좀더 많은 툴바를 제외하는 파이어폭스와 같은 브라우저에서는 웹사이트의 사용자 경험을 100% 경험하지 못할 수 있다. 예컨대 네이버와 다음의 모바일 페이지는 좌우로 드래그하면 좀더 많은 내용이 표시되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다른 브라우저들은 오동작을 일으키니 주의하자.

(동영상. 모바일 다음 on 불여우/크롬/사파리)

다른 사항 하나는 플래시다. 안드로이드 폰들이 한때 플래시를 아이폰 대비 장점으로 강조했던 것 같은데, 필자는 1년 가까이 사용해오면서 이 플래시를 단 한 번도 장점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플래시 100%의 사이트는 사양상 잘 돌아가지도 않고, 플래시로 메뉴를 만든 사이트들은 대개 마우스온(mouse on)이벤트에 기반한 애니메이션 처리를 하고 있어서, 커서가 없는 터치폰 브라우저에서는 정상적인 이용이 불가능하다. 결국 플래시 배너나 실컷 보게 될 뿐인데 용량도 적지 않고 스크롤도 느려지고 심지어 브라우저 자체가 불안정해진다. 물론 아주 드물게 아이폰에서는 이용 불가능했을 플래시 전용 사이트를 방문할 수는 있었지만, 극히 드문 일일 뿐더러 대체로 플래시가 제거되거나 대체 페이지가 제시되는 추세이다. 필자 생각에 휴대폰 제조사들이 플래시를 광고하고 싶거든 휴대폰에 Pc판 불여우/크롬의 adblock 확장 같은 광고 제거 프로그램이나 제작하여 같이 배포하는 것이 나을 듯 하다.

키보드

개인적으로 쿼티 키보드에 대해서 그다지 기대를 하진 않았었다. 이전에 엑스페리아 X1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쿼티 키보드임에도 불구하고 잘 눌리지 않고 힘주어 누르면 옆 버튼이 눌리어 오타가 생기는 등 꽤 고생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옵큐의 경우 키가 크고 키간 간격이 확실한 블록 키보드라 그런지 버튼이 잘못 눌리는 오타는 처음부터 거의 없었다.

쿼티 키보드의 장점은 가로모드를 지원하는 모든 앱에서 확실하게 다가온다. 화면이 가리지 않은 채로 입력 폼을 작성할 수 있고, 타 폰에서 가상 키보드의 표시 때문에 생기는 스크롤 위치(viewport)가 변경되는 문제도 겪을 필요가 없다. UI의 정점으로 꼽히는 아이폰에서조차 현재 보는 화면이 바뀌고 복원되는 과정은 상당한 피로를 유발하는데, 그럴 걱정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좋을 때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업무중 청취한 내용을 간략하게 기입할 때이다. 필자처럼 건망증이 심한 사람은 타이핑을 오타 없이 제대로 하기 위해 화면의 키보드에 집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가 생겨서 이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기입하려던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아이폰을 쓸 때에는 이것을 막고자 오타가 생겨도 무시하고 계속 기입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옵큐를 쓸 때는 키보드가 아닌 커서를 정확하게 쳐다보게 되고 특수문자나 숫자를 제외하면 오타가 입력되는 일도 거의 없었다. 물론 애플도 이 점을 인지한 듯 아이폰에 오타 자동 정정 기능을 넣어두었지만, 기술용어를 많이 적어서인지 늘 내가 의도하지 않은 내용으로 정정되곤 해서 내 아이폰에서는 항상 꺼짐 상태인 기능이었다.

그러나 옵큐의 쿼티가 만능은 아니다. 일단, 옵큐의 키보드는 누를 때의 반발력이 강한 편이다. 때문에 글을 길게 쓸 때면 입력에 쓰이는 엄지손가락 끝에 통증이 생긴다. 순간적인 기입에는 좋지만 장문 입력에는 손끝에 무리가 없는 터치스크린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이유이다. 그래서 필자는 일정, 메모 등에 옵큐를 이용하고, 이동중 떠오른 글감이 좀 길다 싶으면 아이폰으로 옮겨서 마저 작성하곤 했다.

다른 하나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아쉬움이다. 길을 가다가 적을 글이 떠오르면 옵큐를 펼치는데, 이때 다음 과정을 다음 과정을 밟아야 한다.

1. 옵큐의 잠금 화면이 가로모드로 변환되기를 기다린다.
2. 옵큐의 화면을 드래그해 잠금 화면을 해제한다.
3. 옵큐의 홈 화면이 가로모드로 변환되기를 기다린다.
4. 위젯 등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새 글을 쓸 준비를 한다.
5. 글을 작성한다.

1, 3에 소요되는 시스템 생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0.x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기간 중에는 화면을 클릭할 수 없어 특별히 번거롭게 다가오므로 특기해 보았다.

이를 아무렇지 않게 쓰는 사람이 많지만 생각해보면 참 불합리 한 것이다. 종래의 슬라이드폰(피쳐폰)을 생각해 보자. 내가 전에 쓰던 싸이언 LH?의 경우, 문자가 왔을 때 슬라이드를 당기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즉시 글을 쓸 수 있었다. 기실 터치폰의 잠금 화면이란 것은 잘못된 동작을 방지하기 위해 있는 것인데 옵큐의 슬라이드가 주머니에서 자동으로 열릴 일은 전혀 없다. 1, 2는 도무지 필요 없는 과정이란 얘기다. 매우 간단한 UX 문제인데도 소홀히 다뤄진 것이 아쉬우며, 이 때문에 쿼티 매니아 가운데 블랙베리 스타일의 바형 스마트폰을 기다리는 사람이 적지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간혹 아이폰을 터치스크린 키보드의 정점으로 평가하는 경우를 보이는데 개인적으론 그렇게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다. 옵큐의 터치 키보드보단 오타가 적었지만 그것은 동일 3.5인치임에도 좀더 넓은 화면에서 오는 장점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터치스크린의 장점을 살린 밀기글 등 다른 여러 입력 방법도 시도해 보았으나 옵큐의 터치감이 안 좋아서인지 오타만 되려 늘어 포기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써 온 여러 기기를 종합해볼 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옴니아1의 모아키인데, 매우 정확한 위치 인식을 장점으로 하는 감압식 터치스크린과 매우 잘 어울렸다. 정전압식으로 넘어와서는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듯 하여 아쉽다.

인터페이스

세 자로 요약하자면 ‘호불호’지만, 나는 안드로이드의 그것이 더 좋다. 일단 크게 느껴지는 건 다음 두 가지다.

첫째, 어디든지 박아넣을 수 있는 기능 스위치. GPS나 와이파이등 여러 기능을 켜고 끄기 위해서 아이폰은 반드시 홈으로 갔다가 설정 메뉴로 들어가야 한다. 안드로이드는 위의 알림 바만 끌어내리면 즉시 실행할 수 있고 런처의 위젯으로도 할 수 있으며 심지어 별도의 앱으로도 만들 수가 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아이폰은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도록 만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된다. GPS 따위를 쉼없이 켜고 끄는 건 윈모 스마트폰을 쓰면서 기른 습관인데 아이폰을 쓰면서는 완전히 ‘잊어버렸다’. 마치 교체되지 않는 배터리처럼 어느 순간부터는 ‘아 이런것에 신경 안 쓰고도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고 놀라곤 한다. 아마도 그게 애플의 힘일 것이다.

그러나 애플이 유일하게 알아서 처리하지 못하는 단 한가지, ‘와이파이’만은 적잖이 거슬린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와이파이를 켜고 아이폰의 여느 다른 기능들이 그러하듯 ‘잊어버린’상태에서 버스를 탄다. 그리고 도로 한가운데서 아이폰을 꺼내고 웹써핑을 한다. 결과가 어떨까? 아이폰이 알아서 와이파이를 포기하기 전까지 상당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아이폰이 AP를 감지하고 접속을 시도할 때는 이미 버스가 이동한 상태기 때문에 인터넷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아이폰이 해당 AP와의 일시적인 통신 불량인지 아예 사용 불량이어서 새 AP를 찾아야 하는지 어찌 알겠는가? 도로를 지나는 동안 끊임없이 새 AP가 등장하기 때문에 아이폰이 3G망을 시도할 일은 요원하기만 하다.

내가 개발자라고 생각하고 조금 머리를 굴리면 아이폰이 GPS로 현재의 이동 속도를 감안해서 와이파이를 알아서 쓰지 않도록 할 수도 있겠지만, 배터리 소모 그리고 에그 등 여러가지 경우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내 요청사항은 그리 복잡한 게 아니라 그냥 음악 조절처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온오프 스위치를 하나 달라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그냥 상단 바를 끌어내려서 끄고 도로 올려넣으면 된다. 아이폰은 홈->설정->wi-fi로 들어가야 하므로 단계가 하나 더 생기는 데다가, 간혹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못하는 앱들이 있으니 문제다. 일부 어플의 긴 로딩 시간을 기다리면서, 나는 애플이 이 부분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좋은 UI라고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혹자는 지나치게 AP가 많은 우리나라 거리가 문제라고 한다. 그러나 그 점을 감안해도 아이폰은 우리나라에 정식 발매되는 모델이고, 거리를 고치는 것보단 폰을 고치는 게 더 빠를 것이다.)

둘째, 위젯과 런처. 위젯들은 해당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일정/날씨 등을 바로 확인할 수단을 제공해 주고, 일부 똑똑한 위젯들은 프로그램의 목록 혹은 쓰기 상태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런처들은 이러한 위젯들, 그리고 최근 실행된 프로그램이나 활성화된 프로그램들을 관리하는 가장 편한 수단을 제공한다. 라이프해킹을 좋아하는 필자는 이런 것들로 UI를 직접 개선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의 자유로움이 좋다. 아이폰의 기본 OS도 매우 훌륭하지만 필자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금 멍청한 커스텀 잠금화면 앱들 조차도 매우 편리하게 여겨진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이 부분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부분일 것이다. 필자는 아이폰 vs 안드로이드 Ui로 논쟁을 붙이고 싶은 생각이 없으며, 위의 안드로이드 편중된 기술에 보론을 붙이자면 개인적으로 세부적인 설정이나 모양새는 아이폰이 더 다듬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위의 두 가지 요소는, 필자가 안드로이드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안정성

두 휴대폰을 비교할 때 빼놓을 수 없는게 안정성이다. 흔히 안드로이드 폰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파편화를 이야기하는데, 이는 개발자 뿐 아니라 필자 같은 일반 사용자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 절은 iOS vs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3GS vs 옵큐로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

필자는 옵큐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다른 안드로이드폰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옵큐의 경우 가만히 두면 프로그램이, 정확히는 ‘프로세스’가 죽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한 프로그램이 죽기 시작하면 연쇄 작용으로 다른 프로그램들이 죽기 시작하기 때문에 리붓을 해줘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 가운데 정말 중요한 ‘문자’프로그램이 죽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 정말 심각하다.

여기서 분명히 밝혀두건대, 문자 프로그램은 이른바 ‘LGT 통메’이고, 문자 도착과 함께 프로그램이 죽어 재시작 후 문자를 잃어버린 경우는 대충 기억을 더듬어도 8개월 동안 10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자는 물론 문자보낸 사람까지 잃어버리므로 가슴이 철렁하지 않을 수 없다(윈모도 아니고...). 3GS도 프로그램이 죽는 경우가 그렇게 드물지는 않다. iOS 4로 넘어오면서는 얘가 무리를 하는지 점점 더 많아지고, 게다가 iOS는 안드로이드가 하는 것처럼 친절하고 불쾌한 안내 메시지를 내는 대신 그냥 프로그램이 꺼져버리기 때문에 증상이 반복되지 않는 한 금방 잊혀지는 점도 감안을 해야 한다. 그러나 옵큐와 같은 연쇄작용은 발생한 적이 없고 1년 6개월을 쓰면서 폰이 완전히 멎어 리붓을 요구한 경우는 단 두 번, 그리고 전화 혹은 문자 메시지가 죽거나 문자를 잃어버린 경우는 단 한 차례도 겪어 본 적이 없다. 레퍼런스 폰을 안 써봐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옵큐의 OS는 안정성을 위한 개선작업이 더 필요하다.

참고로 필자의 사용 패턴은 다음과 같다. ADW 런처 EX에 Jorte, 에버노트, Astrid, 트윗덱, 노선도와 다음 지도, 코레일 앱, 마이피플, 구글 리더. 이것들이 주로(그리고 거의 대부분) 쓰는 앱들이다. 게임은 일절 하지 않으며, 카카오톡은 마이피플 그리고 3GS의 카톡에 비해 문자를 제때 받아오지 못하는 것 같아 지우고 쓰지 않는다. 단지 루팅은 오직 촬영음 변경을 위해 실행하였으나 최초의 문자 오류는 루팅에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결국 나는 전화기로서는 3GS가 더 믿음직스럽다고 판단했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또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굳이 윈모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사후지원

HW 적으로는, 쓰는 동안 각각 두 번의 A/S를 받았다. 옵큐의 경우 유명한 화이트 노이즈 때문이었는데 이건 다행히 공식 지침이 나와있어서 알뜰하게 수리받을 수 있었다. 3GS의 경우 배터리 때문에 리퍼기간 전에 교체를 받았는데 하판 전체를 갈아치우는 애플식 수리방식이 비용 측면에서 장래가 염려되기는 한다. 뭐 사설 수리 기관이 존재하고, 필자 성격상 한 폰을 2년간 쓸 일이 드물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SW 적으로는, 둘 다 스마트폰답게 상당히 괜찮은 지원을 보여준다. (특히 과거 피쳐폰들의, 버그 개선은 안중에도 없고 새로나오는 통신사 서비스나 써보라는 식으로 던져주던 업데이트에 비하자면...) 일단 옵큐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아무래도 갤럭시 시리즈에 비해서는 아쉽지만 프로요까지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엘지가 헬지란 말을 듣는 것은 운영체제 업데이트 자체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필자의 경우 엘지에 실망한 부분은 이클레어 그리고 프로요에 이르기까지 엘지가 블로그 등 공식 채널을 통해 보여주던 여러가지 삽질이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옵큐의 프레임과 터치 제한 등 이른바 5대 봉인에 관해, 개발팀에 직접 문의하고 언제까지 답변주겠다고 했다가 결국 기한 넘기고 번복하는 등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지금의 ‘헬지’란 용어는 이런 미흡한 구석에서 사용자로서 느끼는 여러 피로들이 누적되어 만들어진 단어가 아닐까. 게다가 앱스토어의 수많은 리뷰에서 보이듯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데 능숙한 반면에, LG는 파워블로거들과만 깨작깨작 소통(?)하면서 트위터와 고객센터 양 채널의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붙여넣기 한 듯한 틀에박힌 답변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만족도는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비단 엘지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사건을 거치는 동안 선입관이란 게 생겨버린 것을 어쩌겠는가. 엘지는 분발해야 할 것이다.

애플의 경우, iOS를 4로 업그레이드 할 때 아이폰 3G를 배제한 것과는 달리 5에는 3GS를 지원기기에 포함시키면서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을 제외하면 확실한 업그레이드 종결자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사실 내 경우 업데이트에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라 몇 가지 불편한 점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인데, 아이폰의 경우 그것을 해내고 있으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보자. 많은 옵큐 유저들이 기본 SMS 어플에서 대화문제를 기본 문자 방식으로 선택하는 옵션을 요구하지만 엘지는 ‘출시 당시의 초기 스펙은 변경불가’ 운운하는 헛소리를 곁들여 무시한다. (이 부분은 별도의 글로 옮기겠다.) 애플은 한국어 사용자들이 피드백하는 방법이 (심각한 결함으로 인한 고소 따위가 아니면) 없다시피 한데, 해외 기업이라는 이유로 사용자들은 거의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원하던 notification bar 같은 큰 변화가 곧 적용된다. 당신이라면 어디에 점수를 더 주겠는가?

물론 애플의 업그레이드도 완벽하진 않다. 기능 일부가 사양을 이유로 제외되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iOS4 이후로는 나날이 느려지는 것이, 이런 식으로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조금 느려지더라도 기본적인 불편을 해소하고 신제품 출시로 인해 기존 사용자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점에서 애플에 더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한줄 요약. 수리받을 일이 있으면 옵큐가 낫다. SW 업그레이드를 기대한다면 현 시점에서는 3GS가 더 낫다. 그러나 이것도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든 장기적으로는 개별 앱을 쓰는 것이 최고다. (하지만 두 폰 모두, 특히 앞서 말한 옵큐의 경우 MMS를 포기하지 않고는 SMS 어플을 변경할 수는 없다. 제길)

총평

딱 두 기기만 놓고 봤을때,

PIM 용도로는 옵큐. 안드로이드 답게 커스터마이징 능력이 발군.
웹써핑, SNS, 메모 용도로는 옵큐. 키감 좋은 옵큐의 쿼티는 극강.
앱 활용 용도라면 3GS. 앱스토어에 유명한 앱들은 어지간해선 다 잘 되니까.
음악 감상이라면 기존 터치 사용자는 3GS, 아니면 옵큐... 라고 하고 싶으나, 화노 문제는 유명하고, 수리받은 이후로도 재발해(납땜이 떨어졌다나) 다시 받은 사람들의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폴더별 재생 기능 같은게 꼭 필요한 게 아니면 그냥 MP3 플레이어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3GS를 추천할 수 밖에.
동영상은 전혀 안 봐서 모름.
전화기로는 아이폰. 그러나 통품 따지려면 그냥 피쳐폰 하나 별도로 들고다녀라.

혹시 더 궁금한 게 있으면 문의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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