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어진 목, 일자목 건강일지

목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어떻게 아느냐면, 이젠 가만히 PC 앞 의자에 앉아있기만 해도 목 양쪽이 뻐근하고 무겁다. 이와 맞물려 숨도 쉬기 답답해지고 눈도 뻑뻑해지는가 하면 머리도 잘 안돌아가는데, 내가 보기에 내 오른쪽 코의 비염이 뒷목의 염증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계속 나빠지고 있다는 것은 내 추측이다. 내가 이런 목의 불편함을 호소한 지 오래 되었고, 걸어 다닐때 수시로 목에서 소리가 났다가 아팠다가 또 괜찮아지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몸이 상하면 상했지 결코 상한 근육이나 연골이 재생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전의 글에 언급했던 정형외과에서 한 회에 4만 5천원을 주고 추나요법(카이로프락틱) 시술 및 물리치료를 받는데, 늘 비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비록 물가가 올랐겠지만 2004년 즈음에 받을 때는 회당 2-3만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그때는 한의원이었으므로 추나요법과 더불어 염증 및 근육통을 다스리기 위해 침술을 받았지만, 정형외과에서는 초음파 치료기로 문지르는 것이나 열기구로 데우는 것, 그리고 저주파 치료기라는 것을 부착하고 전기 치료를 받는다는 점 등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지간한 한의원에서도 다 하는 것들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 추나요법의 효과는 매우 막강해서, 즉각적인 효과를 얻는다. 통증이 즉각 완화되고 근육이 가뿐한 느낌을 받는다. 2004년 당시에 비해 더욱 시원해졌다는 것은 내 몸이 더 안 좋아 졌거나 그당시 시술자보다 지금의 시술자가 더 뛰어나다는 것,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 효과란 것은 아주 일시적이다. 일반적으로는 추나요법으로 만곡증 치료를 받으면 초기에는 매일같이 하다가 점차 3일에 한번, 1주에 한번 등으로 그 간격을 벌려 나간다. 초기에는 틀어진 뼈의 위치가 자꾸 원상복귀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올바른 자세라는 것을 몸에 기억시키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요법의 효과가 일주일은 커녕 두 시간을 채 가지 못하고, 목이 자꾸만 뻐근하며 좌우의 밸런스가 심하게 맞지 않는 듯한 불쾌감을 하루 종일 안고 산다.

한번은 의사에게 계속 재발되는 불편을 호소하니, 자세의 불량으로 추측된다며 자세 교정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치료비는 50만원이고 자세 교정 비용과 10회 가량의 추나요법 비용을 포함하니 대략 5만원 정도를 더 받는 셈이다. 비록 자세 교정 치료를 더한다곤 하지만 이 병원의 열악한 형태로 보건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묶음 결제시 할인해주는 다른 추나요법 시술지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거부하였다.

다른 병원을 알아보는데, 이번에는 지방의 한 한의원으로 가기로 하였다. 추나요법 협회(맞나?)에 등록된 곳이 수원에 5곳인데, 그중 가장 가까운 하나를 택해 갔다. 크게 기대를 한 것은 아니고 주말에 증상이 좀 심해왔는데 다니던 병원은 회사 근처라 멀고, 적어도 강남권 보다는 싸겠지 하는 생각으로 간 것이다. 이곳의 시술 비용은 2만원이고 침술 등의 부가 치료로 6천원 가량을 더 받는다고 한다. 어쨌거나 추나 시술비만은 절반인 셈이다. 그러나 추나요법 전문가가 따로 있지는 않고 원장이 함께 시술한다.

의사에게 대략 내 증상을 말하고 시술을 받으면 즉각적인 효과가 오니 빨리 시술을 받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이런 대담함이 가능했던게지.) 그러나 의사의 말로는 추나요법의 효과가 좋기는 하나 지금처럼 목에서 계속 소리가 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우선은 근육 위주의 치료를 먼저 받아볼 것을 권했다. 이어서 추나요법 전용 침대에 누워 치료를 받는데, 의자의 높이와 머리를 제외한 채 위아래로 움직이는 기능을 보니 예전에 다녔던 한의원과 같은 계통이다. 의사가 목과 등을 부분부분 잡고 근육을 늘려주는데, 그땐 큰 감흥이 없었던 것이 지금은 뻐근하고 시원하니 확실히 심해지긴 한 모양이다. 팔을 뒤로 대고 어깨를 젖히는데 무지하게 아프다. 혼자서는 벽 등을 이용하지 않으면 못 하는 운동이다. 또 이것저것 당기고 누르고 하는데 대체로 근육들이 다 정상이 아닌 모양이다. 의사는 요가 같은 것을 권하는데 공감이 갔다.

이 근육들은, 그동안 내 개인적으로 하던 스트레칭들에서 신경쓰지 못하던 곳들이다. 어깨와 가슴 사이의 근육 같은 경우가 그렇다. 일자목 및 목디스크에 좋다는 운동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평소 하던 스트레칭과 함께 하루 세번 정도 하는데 목에서 모래소리만 요란하게 날 뿐 큰 도움이 안 되었다. 이렇게 소리를 내는 일이 좋을 리도 없으니 하면서도 찝찝했는데 아주 요가 같은 걸 해봐야겠다.

또 한가지, 어깨 근육이 오른 쪽은 위축되고 왼 쪽은 늘어져 목이 틀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였다. 상당히 설득력이 가는데, 의문이 이는 것은 내가 오른쪽을 그렇게 많이 썼던가? 최근 2년 정도는 거의 마우스를 왼손으로 사용했다. 혹은 마우스를 왼손으로 쓰는 상황이 오히려 오른쪽 어깨에 부담을 주는 것일까. 알 수 없다.

어쨌거나 이번에는 뼈에서 딱딱 소리를 내는 대신 그렇게 몇가지 이완 운동을 위주로 하고, 별도로 침술을 받는데, 상세가 심하고 자주 오지 못하니 봉침(벌침)을 맞는 것이 어떻냐고 했다. 비용은 만 오천원. 목 뒤와 어깨를 받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따끔했지만(이제껏 받은 침 가운데서는 제일), 견딜 만 했다. 뒤에서 시술했으므로 직접 벌을 잡아서 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다. 시술 전에 나에게 부작용을 우려해서인지 보통 모기 등 벌레 물리면 가려우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내 체질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고 잠시 횡설수설 했다.(피부에 건조증이 있어 가려움을 무척 잘 타는 편이다.)

침을 맞으니 역시 뻐근하고 시원하고 했다. 하루 정도는 더 뻐근하단다. 그리고 다시 누워서 몇 군데에 침을 맞고, 토요일이라 시간이 충분하면 경추 베개에도 누웠다 가라고 했다. 그런데 사용되는 베개의 모양이 집에 있는 오동나무 경침과는 아주 다르고 복잡하다. 혹시 구하게 되면 사진을 올려보겠다.

그리고 지금은 시술을 받은 지 하루째, 벌침의 다른 부작용은 없고 어제보다는 조금 목이 가벼운 느낌도 있지만 큰 호전은 아니다. 그러나 이 근육통은 거의 만성이라 당장 호전이 되는 건 아닐테지. 어제 의사가 뼈 교정 치료를 우선 제쳐둔 이유에 대체로 공감하는 편이니, 이번 주말에 여유 되면 한번 더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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