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 프리스타일 노트, 모닝글로리 내가 쓰는 물건

평소 내가 좋아하는 노트는 비닐노트다.
싸고, 양도 많고, 오염되지 않는(적어도 시각적으로는) 가죽 느낌의 겉면에, 잘 휘어져 훌훌 넘기기도 좋다.
단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노트북 하나 무게에도 허덕이는 나에게는 너무 크고 무겁다는 거다.


비닐노트


주로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이 있으면 베끼는 용도

시간이 지나 노트북이 더 가볍고 빨라지면 공책이 필요없어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속도와 무게, 대기시간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맥북 에어가 등장했어도 공책이 필요했다.
왜냐면 노트북은,
- 테이블이 필요하므로 걷다가 즉시 꺼내 생각을 적기 어렵다
- 좁은 카페에서 대화중 올려놓기에는 너무 크고, 수직으로 선 액정이 상대와의 벽처럼 느껴진다.
- 대화중 웹써핑 혹은 프리젠테이션 용도로 빼앗기면 아무것도 기입할 수 없다
- 생각을 떠오르는 대로 원하는 위치에 자유로이 '그릴' 수 없다
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도 비닐노트처럼 부피와 무게 문제를 가지고 있어 대안은 못 되었다.
노트북을 대신해 들고 다녔다면 괜찮았겠지만 나에겐 노트북이 반드시 필요했다.
태블릿 PC는, 동급 액정 크기의 서브 노트북보다 최소 3-400g 이상의 무게가 나가는 데다가,
위에 언급한 세 번째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어서 일찌감치 제쳐 두었다.


다양한 시도. 다 처분해서 이건 빙산의 일각

그래서 요런저런 시도들을 해 봤다.

일단 길을 걷다가 생각을 끄적이기에는 쿼티 키보드를 가진 폰이 완벽했다.
키압 때문에 엄지가 아파오면 터치폰의 가상 키보드를 쓰면 되었다.
터치펜을 써도 되었겠지만 나중에 정리할 때 메모들을 늘어놓기 귀찮을 것 같아 포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대로 그려댈 무언가가 필요했고,
결국 문방구에 가서 몰스킨 류를 포함 이런저런 공책들을 사서 써 보다
바로 이 노트를 발견했다.


600 프리스타일

모닝글로리 600 프리스타일.
아마도 비슷한 크기와 가격을 가진 공책이 시중에 적지 않겠지만,
적어도 수 년 이상 한 가지 종류의 공책만 쓸 생각이기에 가장 내 취향에 맞는 모양새의 공책을 고른 것이다.


맥북, 아이폰과 비교한 크기는 이 정도


맥북, 아이폰과 비교한 두께는 이 정도

여러 종류의 공책을 써 봤지만 혹은 두껍고, 혹은 무겁고 혹은 좁고 혹은 넓어서 편하게 쓸 수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크기의 공책은 굉장하다.
얇아서 활짝 펼쳐 기입해도 테이블 위에 바로 쓰는 듯 편안하고
가벼워서 노트북과 함께 두세 권씩 챙겨다니기도 좋으며
적당히 커서 생각 나는 대로 그릴 수 있고
적당히 작아서 카페의 둥글고 작은 2인용 테이블에서도 문제없다.


내부는 전형적인 모닝글로리 공책. 사진은 회사 관련된 내용이라 대충 지웠다 ㅋ

거기에 디자인도 괜찮다.
(사진이 좀 붉게 나왔지만) 파스텔 톤인 세 종류의 색상도 예쁘고,
깔끔한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무지MUJI처럼 아무 것도 없었다면 더 좋아했겠지만, 그런 공책을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찾기 힘들더라.

결국 30여 개를 구매해 두었는데,
하나를 다 쓰면 다른 것을 쓰는 게 아니라 주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씩 잡고 쓰고 있어서 금방 동이 날 것 같다.

디자인 변경되는 일 없이 앞으로 오래도록 나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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