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타 정품 인증 고행기 IT 생각

윈도 비스타를 구매한 것은 작년 4월의 일이다. XP에서 업그레이드할 이유를
찾지 못했으나 업무상 부득이해서였는데, 보다 향상된 셸 기능에 나름 만족하는 부분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 이 비스타가 요즘따라 정품 인증으로 자꾸 날 괴롭힌다. 그간의 히스토리를
정리해 보면 :

1. 비스타 구입 (비즈니스 에디션, 소매 패키지), LM70 노트북에 설치.

2. 노트북과의 호환성 부족으로(종종 VGA문제로 정지) 제거 후 PC에 설치. 정품인증도 잘 통과.
   XP & 비스타의 정품인증이 악명 높았는지라 신기하게 생각함.
   10개월 정도 별 탈없이 사용.

3. HDD를 120G->640G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디스크 복제를 시도함. (재설치는 너무나도 귀찮으므로)
   XP에서 잘 써왔던 XXCLONE툴을 사용해 디스크 복제.
   부팅하니 '윈도우가 손상되었다'라는 메시지 출력과 로그인 중지.
   비스타 씨디를 넣고 복구 모드로 복구시키니 즉시 정품 인증이 필요하다고 하며 로그인 중지.
   정품 인증을 실행했더니 이미 사용중인 키라며 다른 비스타 키를 넣으라고 함.
   다른 비스타 키가 없으므로 하는 수 없이 포기. 이때까지만 해도 XXCLONE이 불완전해서인줄 알았음.



4. RAM을 4G->8G로 증설하기 위해서 동일 칩셋에 메모리 슬롯 수만 다른 메인보드로 교체. (780G->780G)
   부팅하니 2일 내에 인증 받으라고 안내 메시지.
   인증을 시도하니 역시 다른 비스타 키를 내놓으라고 함.

5. MS에 전화.
   설치 ID를 넣으라고 하여 비스타 화면에 나오는 총 54개의(-_-;) 숫자를 다이얼로 찍음.
   상담자와 전화하는데 상담자에게 다시 6자리의 숫자를 불러줌.
   상담자로부터 총 48개의(-_-;;;) 숫자를 받아서 화면에 적음.
   정품 인증 완료.


(숫자는 임의로 123456으로 처리했다.)


6. 메모리 증설 효과를 제대로 보고 못다한 HDD 업그레이드도 하기 위해 64비트로 재설치.
   (온라인으로 64비트 CD 주문 - 한달이 조금 못 되어 도착.)
   기존 HDD는 여전히 연결되어 있으며 연결 순서도 전혀 바뀌지 않음.
   설치 완료 후 갑자기 3일 내에 정품인증을 받으라는 안내 메시지.

7. 3일간 방치했더니 갑자기 26일 안에 받으라는 말로 바뀌었음.

8. 온라인 정품 인증 시도 - 다른 비스타 키를 내놓으라고 함. (-_-;;;;;;;)

비스타 정품인증 FAQ를 참고하면, 메인보드 변경시에는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4는 참아줄 수 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3과 8인데, HDD 변경시에는 재인증이 필요 없다고 했는데도 이런 메시지를 출력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아마도 FAQ에서 말하는 HDD 변경이란 윈도우가 설치되는 C: 이외의 HDD를 추가/제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되는데, 왜냐하면 비스타에서는 재설치 이외의 HDD 이동 방법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Complete PC 백업 & 복구를 시도해봤으나 디스크 용량이 다르면 더 크더라도 종종 실패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확실한 것이 아니다.

사설이지만, XP 이래로 MS의 상술은 점점 불만스러워지고 있다. 비즈니스 에디션 설치 직후 '곳곳에서 업그레이드
관련 내용을 보게 되는 것부터 썩 내키지 않았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더 불만이 생긴다. 이런 상술로 MS가 얼마나 효과를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 때문에 MS에서 등돌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 게 어떨까? 하드웨어 매니아인 친구는 XP를 쓰다가 반복되는 정품인증에 지쳐 인증부를 크랙해서 쓰고 있는데, 아마도 업그레이드 하지 않을 것 같다. 필자는 윈도우 95부터 줄곧 구매하여 메인OS로 쓰고 있는데, 이번 일을 겪고 나서는 버추얼박스에서 SMP가 지원되는 대로 비스타를 가상머신에 완전히 넣어버릴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데비안 리눅스와 멀티부팅하여 쓰고 있다) 생각해보면 2009년에 HDD 이동조차 자유롭지 못한 OS를 쓰고 있다는 건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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