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의 장점, 자동 업데이트 시스템 IT 생각

리눅스의 장단점을 논할 때면, 나는 왜 사람들이 리눅스 배포판의 패키지 관리 시스템(apt, yum 등등..)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을 하지 않는지 자주 궁금해지곤 한다. 내가 보기에는 최고의 장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용중인 우분투와 윈도 비스타를 예로 들어 보자.

윈도 비스타를 켜면, 백그라운드에는 이미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들이 떠 있다. 어도비 업데이트, 한컴 업데이트, MS 업데이트, 자바 업데이트, 기타등등... 이것들은 완전히 따로 노는 프로그램들이라서 제각기 파일과 메모리와 실행 시간을 잡아먹으며 부팅을 지연시킨다. 윈도에는 이렇게 시작 프로그램 혹은 서비스로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소스 저장소로부터 파일을 업데이트하려고 SVN Update를 클릭했더니 새 버전이 나왔으니 홈페이지로 가서 받으라는(TortoiseSVN) 친절한 메시지가 뜬다. 테스트차 VirtualBox를 띄웠더니 새 버전을 받으라고 한다. FTP 업로드를 위해 FileZilla를 실행했더니 역시 마찬가지로 새 버전이 나왔다고 한다. 그나마 파일질라는 새버전을 받아서 설치해주는 과정을 자동화해 편리하다. 그러나 대다수 프로그램들은 그렇지가 않아, 내가 겪는 피곤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몇몇 업데이트 프로그램들이 요구하는 시스템 재시작은 재앙에 가깝다. 몇몇 업데이트 프로그램들은 새 버전을 '구매' 하지 않으면 업데이트 알림을 24시간 트레이로 발생시키는 저질스러운 일을 벌인다.

우분투를 보자. 시스템을 켜면 곧 업데이트 알림이 뜬다. 그런데 이것은 우분투 시스템 뿐 아니라 시스템에 설치된 모든 '우분투 패키지 관리 시스템을 지원하는' SW의 업데이트 목록이다. 업데이트가 필요하면 여기서 업데이트 한 번 해 주면 그만이다.

시스템을 새로 설치했다고 가정해 보자.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Openoffice, Firefox, FileZilla, Eclipse, 네이트온을 생각해 보자. 이런 공개 프로그램들을 비스타라면 각각의 홈페이지에 가서 제각각 다운로드받는 번거로움을 거쳐야 한다. 우분투라면 그냥 패키지 관리 프로그램을 실행해 (마치 불여우에서 부가기능 검색하듯) 각 프로그램들을 검색한 뒤 설치 한번 눌러주면 그만이다.

OS의 새 버전이 나왔다고 생각해 보자. Windows 7이 공개되었다고 해서 비스타 업데이트 매니저에서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다. 우분투라면? 친절하게 새 배포판이 나왔다는 메시지가 뜬다. 버튼 한번 누르는 것으로 OS 업그레이드가 물흐르듯 이루어진다. 8.04 -> 8.10 뿐 아니라 9.04 로의 업그레이드도 문제 없다.

ubuntu_upgrade_1.png  

ubuntu_upgrade_2.png 

물론 이런 시스템이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다. 리눅스 지원을 미흡하게 하는 상용 SW나 자체 업데이트 매니저를 가지고 있는 Firefox, Eclipse 같은 프로그램들과는 종종 불협화음을 내곤 한다. 그러나 대다수 프로그램들은 OS의 패키지 관리 시스템을 매끄럽게 지원하여 큰 편리함을 주고 있다. 과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오직 사용자 편의를 위해 발전해온 오픈소스의 상상력의 산물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실 MS도 이런 업데이트 시스템의 문제를 인지했는지 조금씩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비스타에서는 Anytime Upgrade라는 온라인 OS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고(사실 OS 업그레이드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일찍이 Microsoft Update라고 해서 Windows, Visual Studio, Office 등 여러가지 MS 제품들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업데이트 매니저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MS 제품만 쓰는 것은 아니잖는가? 내 생각에 MS가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Microsoft Update를 공개해서 어느 개발사 어느 개발자라도 이용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미 많은 리눅스 배포판에서는 업데이트 매니저에 업데이트 저장소 URL을 추가하는 식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놓고 있어, 많은 상용/공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것은 MS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좀더 상상력을 발휘해서 윈도우 모바일에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노파심에 하는 이야기지만, 이 글은 윈도우와 리눅스라는 OS 전체를 비교하거나 이 기능 하나로 리눅스가 절대 우위에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들 OS를 비교하다 보면 이야기가 전체로 확대되거나 흑백논리로 비화되기 쉬운 듯 하여, 여기에 밝혀둔다.
Tag :
, , , , , , ,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