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트론 3525 32G SSD 업그레이드 후기 - 수치보다 체감을 위주로 한 벤치마킹

메모리 확장 및 모니터 업그레이드(?)에 이어 3차 업그레이드를 단행하였다. 업그레이드 대상은 바로 HDD. 기본 내장되어 있는 제품은 후지쯔의 HDD인데 대체로 개별 시판되는 타사의 HDD들에 비해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다. 과거 삼성의 SX10 노트북을 사용할 당시에도 기본 HDD는 후지쯔 제품이었는데, 느리기 짝이 없어 후에 삼성 스핀포인트 2.5인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후 굉장한 체감 속도 향상을 맛보았었다. 그래서 LM70 구매 후에도 제일 먼저 한 생각이 HDD 업그레이드였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벌써 3년을 넘겨버렸으니 우스운 일이다.

어쨌든 이번에 업그레이드하게 된 제품은 엠트론 3525 32G SSD이다. 구매하기 전에 두가지 고민한 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높은 가격대 때문에 32기가를 점찍어두고 나니 기존의 80GB HDD에 비해 너무 저용량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데스크탑을 상당히 고사양으로 장만한 이후 노트북을 주로 워드머신 및 원격 데스크탑 터미널로나 사용해온 것을 생각해 보면 굳이 많은 용량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15인치 2.4kg 넷북?) 다른 고민은 조만간 더 작은 노트북으로 기변할 생각을 줄곧 해왔다는 점. 소형 노트북의 경우 대부분 1.8인치 하드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현재 노트북에서 사용하는 2.5인치 하드와는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1.8인치 제품을 구입한 뒤 가이드를 써서 장착하려고 했으나 1.8 zif to 2.5 s-ata 가이드 겸 젠더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이라, 고민 끝에 일단은 2.5인치를 구매하되 나중에 필요없어지는 경우에는 데스크탑의 부팅용 디스크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구매하고 보니 기존 HDD와 크기는 완전히 동일한데 무게는 매우 가볍다(30g). 용량이 작아서 그런지 장착 후 인식도 잘 된다. 그러나 성능은 조금 실망스럽다. 보급형 제품이지만 SSD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아무래도 10초대 부팅 따위의 지나친 기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팅이란 것이 HDD에서 파일만 읽어들이는 게 아니고 CPU 연산을 비롯한 다른 작업도 상당수 동반하기 때문에, 애시당초 전반적인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켜서 HDD LED에 불 들어가는 일 없이 지렁이만 기어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키지 않으면 압:도적인 부팅 속도 향상을 맛보기는 힘들 것 같다. (게다가 LM70은 S-ATA 1만 지원하기 때문에 벤치마킹시 S-ATA2를 지원하는 IP35 보드에서 보다 쓰기 속도가 20MB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팅 속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고, 전반적인 시스템 동작도 매우 부드러워졌다. 옥션 등 복잡한 사이트를 돌아다닐 때는 CPU의 한계가 보다 여실히 느껴진다. 가장 좋아진 것은 최대 절전모드이다. 부팅시보다 HDD 의존도가 큰 이 작업이 SSD를 이용하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원 버튼에 최대절전모드 기능을 할당해놓고 지하철에서나 이동시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투자비용 만큼은 되는 것 같다. 남은 일은 카드리더/ODD슬롯 등을 활용해 부족해진 HDD용량을 확보하는 것(비스타를 깔아 쓰니 32G가 정말 작다!)과 LM70의 현재 상태에 최적화된(부팅속도가 매우 빠른) 데비안을 구성하는 일이다. 후자의 경우 줄곧 생각해온 일이라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추기 : 여담이지만,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SSD들의 성능 차이가 같은 가격대 내에서도 대단히 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용기들이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SSD라고만 하여 혼란을 부추기는 것 같다. 대표적인 경우는 매우 저렴한 MLC방식 SSD를 구매해서 써보고는 SSD 전체에 대하여 기존 HDD보다 더 느리고, 프리징 현상이 심하여 거의 사용할 것이 못 된다고 하는 식일 것이다. 반면 SSD가 제품불문하고 무조건 HDD보다 월등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글을 보는 분들은 꼭 구체적인 제품 정보를 확인하여 SSD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습득하였으면 한다.

Tag :
, ,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