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하지 않은 스마트폰의 기준 UI/UX

1. 배터리에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 이건, 정말로 신경쓰지 않으면 됩니다. 아이폰을 쓰면서 배터리를 갈거나 GPS를 열심히 켜고 끈 기억이 없습니다. 무조건 오래가는 폰을 사서 기능 켜고 끄는 일 없이 배터리 교체 없이 쓰세요. 하지만 여전히 두 가지 제약이 존재합니다.


1) 모바일 게임을 좋아한다면 보조 배터리는 필요합니다.
2) 도심 이동중에 사용한다면 Wi-Fi 기능은 끄고 켜길 반복해야 합니다. 수많은 AP중에 접속은 안 되나 열려 있고 기존에 접속했던 SSID와 같은 이름의 AP가 너무 많아서, 접속을 시도하느라 아무 것도 못할 수가 있어요.


2. 망은 잘 터져야 한다
LGU 3G는 어지간하면 쓰지 마세요. 3G도 뻥뻥 터지는 수준은 절대로 아닙니다만 LGU 3G는 괜히 '헬'이란 말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우습게도 폰이 빠를수록 느껴지는 갑갑함은 더합니다. 프로그램은 뻥뻥 뜨는데 인터넷은 한참 걸리거든요.


이런 것들은 스마트폰의 활용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를테면, 저는 옵큐1-2를 쓰는 동안 잘 쓰던 카카오톡을 해지하고 네이트온톡도 거의 쓰지 않습니다. 안부 문자를 보냈더니 수십시간 전에 온 문자를 그제야 받아오는 황당한 사태를 몇번 겪고 난 이후입니다. 또 길에서 목적지를 찾으려다가 지도가 안 떠서 포기한 적도 상당수입니다. 마켓도 대폭 업그레이드 되고 나서부터는 좀처럼 접속이 안 됩니다. 이래서야 스마트폰의 가능성 중 상당수를 쓰지 못하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LTE나 와이브로 되는 폰을 쓰세요. 그도 안 되면 최소한 WCDMA라도 쓰세요.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LGU 리비전 A/B 형제들보단 백번 낫습니다. 귀찮음을 감수할 수 있다면 에그도 좋은 선택이겠지만, 여기서는 '피로'에 포함하여 제외합니다.


3. 호환 프로그램은 많아야 한다
아이폰, 넥서스원, 갤럭시S 같은 폰들이 좋습니다. 각각 그냥 깡패, 레퍼런스 깡패, 사용자가 많아서 깡패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슨 얘기냐 하면 마켓에서 프로그램을 받아서 깔았는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이게 도대체 무슨 문제일까,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애플 앱스토어는 당연히 아이폰을 대상으로 하므로 잘 돌지 않으면 프로그램 똑바로 만들라고 한줄 써주면 그만입니다. 넥서스 시리즈는 레퍼런스 폰이므로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 갤럭시 S 사용자의 수가 엄청나므로 둘을 동급으로 칩니다. 그외 다른 폰을 쓰게 되면, 이게 내 폰이 기준 해상도에서 벗어나서 그러나, 쿼티가 있어서 그런가, 그냥 지원이 안 되는 폰인가, 혹시 다른 버전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저런 고민하느라 머리가 하얗게 셉니다. 많이 쓰는 폰은 거의 항상 진리입니다.


4. 표준에 가까워야 한다
스마트폰 좋다는 게 뭡니까? 특히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 폰의 기본 요소들까지도 자유경쟁 하에서 다양하게 발전해 온 여러 프로그램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표준이 아닌 폰을 사용하면 이렇게 바꿀 수 있는 기능에 제한이 생깁니다.


대표적인 것이 SMS입니다. LGU와 SKT의 다수 휴대폰들은 이른바 '통메'를 탑재했을 뿐 아니라 비표준 규격을 고수하여 GoSMS같은 다른 프로그램으로 변경할 수가 없습니다. 대개 기본 프로그램들은 최고의 안정성을 제외하면 그다지 봐줄 것이 없는 데다가 업그레이드도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개선은 대개 다음에 출시되는 폰에만 반영됩니다). 설령 OS가 업그레이드 된다고 해도 이들 문자 프로그램만 여전히 구버전으로 남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옵티머스Q입니다.


SW 외에 HW적 표준도 있습니다. 바로 연결 단자입니다. 20핀보다는 마이크로USB를 장착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케이블 하나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3.5파이 단자도 이에 속하지만 다행히 요새는 시장에서 이 단자가 없는 제품을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5. 사진을 찍겠다면, 이면조사식 센서를 써야 한다
아마 컴팩트 디카를 꾸준히 사용해 온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실내, 특히 카페나 바의 어둑어둑한 불빛, 가로등 아래 환경이라면 어지간한 컴팩트 카메라에서는 엄청난 노이즈를 감수해야 하고, 대다수 폰에서는 사진 촬영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약점을 혁명적으로 극복한 것이 이면조사식(BSI) 센서입니다. 얼마전까지는 아이폰 4와 엑스페리아 아크 정도였지만 근래에는 몇몇 LTE 폰들도 가세하여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다만 촬영 가능성보다 화질을 우선시한다면 컴팩트 카메라에서조차 BSI 센서의 주광 화질이 문제시 된 적이 있는 만큼 신중히 비교한 다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플래시를 사용하겠다면 플래시 장착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6. 음악을 듣겠다면, 화이트 노이즈가 없어야 한다
익스프레스 뮤직, 옵티머스 2X, 갤럭시 S1정도가 음질에 있어서 좋은 평가를 듣습니다만, 사실 일반인은 그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막귀로도 음악 감상에 심대한 지장을 주는 수준 이하의 폰들이 시중에 있다는 겁니다. 제가 사용하던 옵티머스Q는 화노를 넘어서 전자음이 들리는 바람에 수리를 받아야 했는데, 사용자 모임을 뒤지면 몇몇 불량이 아닌 대부분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폰들이 몇 있습니다. 당연히 피해야 합니다.


7. 사용방법은 동일해야 한다
만약 PC에서 어떤 프로그램들을 쓰는 데 어느 프로그램에서는 복사 키가 Ctrl+C이고 어느 프로그램에서는 Alt+W라면 참 피로할 것입니다. 모바일에서의 UI 일관성이란 단축키가 동일한 서로 다른 프로그램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iOS를 제외하면 이 부분에선 추천할 만한 솔루션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가급적 동일한 회사의 제품들로 구성하는 게 그나마 나은 길이지만, 모든 회사가 이처럼 UI 일관성에 신경쓰는 것은 아닙니다.


8. 보험에 가입하고 백업 솔루션을 구축하라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재앙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법입니다. 근래의 날렵한 폰들은 너무나 떨어뜨리기 쉽고, 케이스를 씌우기엔 너무 예쁜데다가, 삶이 퍽퍽해질수록 어딘가에 두고 떠나는 일도 많아집니다. 저라면 차라리 보험에 들고 말겠습니다.


그런데 만일 폰이 파손되거나 분실되었을 때, 보험금으로 새로 사거나 메인보드라도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혹은 외장메모리가 갑자기 죽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동안 깔았던 수많은 프로그램들, 쌓여있는 문자메시지, 자랑스럽게 쌓아 둔 세이브 파일들 생각에 눈앞이 흐려질 겁니다. 이때 백업이 되어 있다면 그냥 복원하면 됩니다. 동일 기종이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백업 솔루션을 선택할 때 가급적이면 통째로 되는 것을 택하세요. 딱 피쳐폰 수준으로 문자와 연락처만 가물가물 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한번에 되는 것을, 그것도 PC에 연결할 때마다 자동으로 되게끔 해 두세요. 아이튠즈를 사용하는 애플은 애당초 신경 쓸 일이 없고, 안드로이드라면 루팅 유무에 따라 티타늄 백업이나 마이백업 프로를고려할 만 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백업이 잘 되나 확인해본 후, 백업에 대해서는 PC를 포맷하기 전까진 완전히 잊어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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