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베이스기타 생각

스윙 G1 액티브 모델을 쓰면서 꽤 오랫동안 가벼운 베이스기타를 찾다가, 최근에야 샌드버그 TT4 슈퍼라이트 모델에 정착했다.
나처럼 무게 위주로 악기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서 그간 배운 지식들을 적어본다.

필요 지식

첫째로, 같은 베이스 모델이라고 다 무게가 같지 않다. 휴대폰이나 노트북 같은 IT기기와 다른 점인데, 지판이나 바디 등 각 파트에 사용된 목재나 부속이 완전히 같은 제품이라도 나무 자체의 특성으로 인해 완성품마다 무게가 제각각이다. 이게 악기 스펙에 무게가 잘 없는 이유다. 버즈비 리뷰 같은 제품 리뷰에서 보여주는 무게도 해당 모델이 아니라 리뷰에 사용된 제품의 무게라고 보아야한다. 정확한 수치 혹은 범위는 제조사나 판매처에 문의하거나 구글링해야한다. 구글에서 모델명에 weight 같은 키워드를 붙여 검색해보면 talkbass 같은 싸이트에서 각자 가진 제품의 무게를 이야기해보는 글타래들이 많이 있고, 해외 판매숍에서 판매중인 제품의 정확한 수치들을 적어놓는 경우도 있으니 짐작은 할 수 있다. 다만 범위의 경우 7~800g까지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댓글 참고) 국내의 경우 소량 주문제작된 제품 위주로 취급하는 라이딩베이스 같은 곳은 해당 제품 스펙에 무게를 기재하고 있다.

그리고 가벼운 베이스 찾다 보면 자주 보게 되는 키워드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 현의 갯수. 보통 같은 모델이 4현과 5현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전자가 항상 가볍다.
- 헤드리스. 말 그대로 헤드가 없는 악기인데 처음 보면 모양이 다소 특이하며, 전반적인 무게 뿐 아니라 넥다이브 방지에도 잇점이 있다고 한다.
- 숏스케일. 일반적으로 34인치 베이스를 많이 쓰지만 숏스케일 베이스는 32인치나 30인치로 짧다. 대표적인 악기로 펜더 머스탱 베이스가 있다.
- 챔버드, 할로우, 세미할로우. 솔리드 바디처럼 속이 꽉 차있지 않고 속을 파낸 악기들을 말하는데, 뜻은 제각기 조금씩 다르다. 예로 호프너의 바이올린 베이스가 있다. 어쿠스틱 베이스도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가볍다.
- 바디 재질. 베이스우드가 가볍다는 이야기가 많이 보인다. 최근에는 비전통적인 재료들도 많이 보이는데 최근 나온 펜더 프로페셔널 2 제품군에는 Roasted pine이 새로 추가되어 가볍다고 홍보하고 있고, 내가 쓰는 TT4 SL의 경우 Paulownia(오동나무) 바디에 Norway Maple(일반 메이플보다 가볍다고 함)이다.

참고로, '가볍다'의 기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된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특성들을 가진다고 반드시 가벼운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숏스케일이거나 세미할로우 바디이면서 3kg대 후반일 수 있다. 3kg대 후반의 무게는 누군가에겐 가볍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 글을 보는 사람에게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위에 열거한 특성들은 소리와 편의성에 일부 영향을 미친다. 숏스케일이나 가벼운 바디는 음의 울림 길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라이딩베이스 유튜브 채널의 Lionel(VS4의 숏스케일 모델)이나 Superlight 제품 리뷰에 설명이 잘 되어 있다. 헤드리스의 경우 일반적이지 않은 스트링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알고 있다.

그밖에 고려사항들로, 패시브 악기의 경우 액티브에 비해 프리앰프가 없어 가볍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헤드머신 같은 금속 부속의 경우에도 경량 제품들이 존재한다. 힙샷 울트라라이트 헤드머신 같은. 샌드버그 커스터마이징을 고려하면서 들은 말로는, 같은 모델의 경우 도장을 두껍게 입힌 글로시 피니시보다 매트 피니시가 제법 큰 차이로 가볍다고 한다. 그리고 바디만 가볍고 넥은 그렇지 않은 경우 넥다이브가 생기지 않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역시 가장 좋은 건 써보고 사는 것일 듯.

고려한 제품들

내 경우 4현 베이스만 고려했기 때문에 다음 제품들을 고려했고, 국내에서 못 구하는 제품과 출시연도가 아주 오래된 제품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 스트랜드버그 Boden Bass Prog 4. 헤드리스에 스트랜드버그 특유의 넥. 리뷰제품 기준 2.77kg 기어타임스 리뷰 (무게는 5:20). 2022년 현재 버즈비 기준 신품가는 3백만원대 중반 정도..
- 아이바네즈 EHB1005MS. 숏스케일, 헤드리스에 리뷰제품 기준 3.24kg 기어타임스 리뷰 (무게는 2:36) 네이버 쇼핑 기준 신품가 130만원대. 5현에 멀티스케일이지만 고려했던 이유는 가볍고 상대적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 4현에 비 멀티스케일 모델로 EHB1000이 있는데 아쉽게도 국내 출시되지 않았다.
- 트래블러기타 TB-4P. 32인치 스케일에 헤드리스. 70만원대. 스펙상 2.9kg. 네이버 스토어 제품 스펙 알아본 제품들 중에 가장 저렴. 헤드폰 앰프까지 내장되어 여행용으론 정말 좋을 듯 하다.
- 샌드버그 TT4 Superlight. 내가 구매한 모델은 2.3kg대. 라이딩베이스 리뷰  3백만원이 조금 못 되었다. 참고로 바디에 Paulownia를 쓰기 전 나온 예전 Superlight 제품들은 3kg 정도로 무게 차이가 좀 있다.

참고로 기존에 쓰던 스윙 G1 액티브는 무게를 재어보니 4.2kg. 일반적인 베이스 무게가 어떤지 궁금하면 버즈비에서 올린 기어타임스 2015-2016 리뷰 제품 무게 정리를 참고하면 된다.

기변 후기

최종적으로 TT4 SL을 선택한 이유는, 기존에 쓰던 스윙 G1 액티브 재즈베이스의 완전한 상위호환으로 달리 고민할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확실히 적지 않은 부담이었지만, 목/어깨 건강이 늘 안좋으니 앞으로도 무거운 악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없고 동일 무게 범위 안에서는 선택지가 많지도 않아서 앞으로도 기추면 모를까 기변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니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 바꾸고 나니 다른건 다 너무 만족스러운데, 단지 나뭇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다소 칙칙한 외관과, 사용된 나무와 매트피니시로 인한 상대적으로 약한 내구성(오죽하면 리어픽업 위에 붙이라고 스티커를 준다)에 위로 올라올수록 프론트픽업에 바짝 달라붙는 캘리포니아2 모델 특유의 픽가드 디자인까지 더해 벌써 손톱자국이 두개나 나버린게 좀 가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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