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지포스 GTX 750과 우분투 유니티 내가 쓰는 물건

GPU를 라데온 5670에서 지포스 GTX 750으로 바꾸었다. 엔비디아 GPU를 마지막으로 사본 게 엔포스 계열 메인보드이니 십수년만. 바꾼 이유는 리눅스 드라이버 때문인데, 일단 우분투의 유니티/컴피즈 속도가 구동되는 속도가 인텔 노트북의 내장 GPU(2520M / 4760HQ)과 비슷하거나 더 느렸다. 내 데스크탑은 서버를 겸하는지라 업타임이 길어지는데 오래 놔두면 점점 더 느려지는 문제도 있었다. 오픈소스 드라이버는 내 모니터의 2560x1440 해상도가 아예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드라이버를 잘못 사용했던 건 아니다. 그 밖에도 불안정함과 설치 이슈를 그 이전에 4670을 썼을 때부터 여러 번 겪었다. 그나마 별 차이 없이 돌아가는 2D로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러자면 데스크탑의 용도가 한정되고, 이미 Desktop Wall 등 컴피즈의 편의 기능들에도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처음엔 인텔 GPU를 고려했다. 노트북에 탑재된 샌디브리지 2520M을 사용할 때 까지만 해도 워낙 많은 문제를 겪어서 별로 좋은 인상이 아니었지만, 최근에 4760HQ(Iris Pro 5200)를 사용해 보니 속도며 안정성이며 정말 만족스러웠다. 회사에서 오픈소스 드라이버를 제공하기 때문에 엔비디아나 AMD처럼 제 성능을 위해 별도로 독점 드라이버를 잡아줘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하지만 이미 AMD AM3 플랫폼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CPU와 메인보드를 같이 교체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또 기왕 사는 거라면 단일스레드 성능 때문에 4970K로 바꾸고 싶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고민 끝에 가능하다면 GPU만 바꾸기로 하고, askubuntu.com 등에서 유니티 속도에 관한 정보를 찾아 보고 또 스팀머신에 엔비디아 제품이 탑재되는 것을 보고서 엔비디아 제품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비록 토발즈가 박규를 날리기는 했으나...)

게임을 요즘들어 잘 안하지만 아예 안 하는건 아니라서, 가급적 최신 제품을 고르기로 했다. 일단 소비 전력이 적어야 했기 때문에 Tom's Hardware에 있는 최근의 VGA 차트에서 Idle 기준으로 전력 소모가 적은 제품군을 확보한 후, 다나와에서 가격대를 확인해 추리고, VideocardBenchmark.net에서 다시 성능을 확인해 값어치가 있는 제품인지를 확인했다. 여기서 좀 의외의 문제에 부딫였는데, 다나와 기준으로 AMD 제품들의 경우 15만원 정도면 디스플레이포트(DP)가 2개인 제품을 몇 고를 수 있는 반면, 엔비디아의 경우 20만원 아래로는 DP가 2개인 제품이 전혀 없었다. 현재 나는 DP를 탑재한 27인치 1440p 모니터를 두대 쓰고 있기 때문에 신경쓴 부분이었는데 DVI-D로 대체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론 아쉬웠던 부분이다.

결정한 제품은 MANLI GTX 750 2GB. 낯선 제조사라 갸우뚱 했으나 유통사인 웨이코스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서 별로 고민하진 않았다. 교체 설치 후 화면이 잡히지 않고 Ctrl+Alt+F1도 동작을 안 했는데, 너무 최신 제품이라 15.04에 포함된 기본 오픈소스 드라이버로 잡지 못하는 듯 하였다. 복구 모드로 부팅해서 해결할 수도 있었겠지만 귀찮아서 그냥 원격에서 접속. fglrx* 드라이버 패키지들을 날려버리고 엔비디아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리부팅하니 X 동작과 로그인엔 성공. 여전히 유니티/컴피즈가 화면에 나오질 않았으나 이것도 원격에서 연결하여 DISPLAY=:0 dconf reset -f /org/compiz/; DISPLAY=:0 setsid unity 하여 화면에 유니티를 띄웠고(링크 참조), 이 상태로도 X세션을 다시 시작하면 다시 유니티가 안 나왔으나 ccsm을 실행해서 유니티 플러그인을 껐다 켜주니 이후로는 리붓해도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동작했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 기본적으로 전반적인 UI가 아주 쾌적한데, 비록 이전에 쓰던 5670보다 GTX 750이 압도적으로 빠르긴 하지만, 인텔 GPU에서 돌아가는 속도를 봤을때 유니티가 그렇게 높은 3D Mark 점수를 요하는 것 같지는 않고, 단지 드라이버 완성도가 높다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영상 테스트용으로 모셔둔 Big Buck Bunny(공개 애니메이션으로,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가능) 2160p 영상을 틀어봤는 데 실시간 렌더링되는 것처럼 아주 부드럽고 깨끗했다. 이전에 5670에서 재생했을때는, 갓 PC를 켠 상태더라도 프레임 드랍이 눈에 보였는데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CPU는 여전히 결코 좋은 성능이라고 볼 수 없는 AMD FX-8300 이다. 내가 A당 빠이긴 하지만, GPU 만큼은 왜 진작 엔비디아로 갈아타지 않았나 좀 후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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