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렸다

머리가 뜨겁고 아프다
그래서 손으로 머리를 두드린다

눈알이 맵고 뭔가 조이듯이 지끈거린다
그래서 엄지 손가락으로 눈알을 누른다

관자놀이에 나사가 풀린 것처럼 허전하다
그래서 세번째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만진다

오른쪽으로 누우면 오른쪽 코가 막히고
왼쪽으로 누우면 왼쪽 코가 막힌다
익숙하지 않아 답답하고 귀찮다
그래서 휴지에 코를 푼다

위쪽 어금니가 심장처럼 뛰고 욱씬거린다
그래서 입을 크게 벌리고 이를 악 문다

기침이 나오고 목이 간지럽고 가래가 올라와

뱉고 뱉고 앓고 앓고

뱉고 뱉고 앓고 앓고

그렇지만 웃음은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