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출근하면서 현관문을 닫는 소리가 얼핏 들렸던 것 같다
그리고 잠깐 뒤에 창밖에서 과일 장수가 외치던 목소리도 기억이 난다
나는 눈을 감은 채 하나씩 기억해냈다
오늘이 월요일이라는 것과, 할 일이라곤 청소뿐이라는 것
어제는 동창회가 있었고, 내일은 시아버지의 생일이라는 것까지
생각하면 할 수록 모두 졸음이 오는 일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못 이기는 척 이불 속에서 기지개를 켜며
아직 잠들어 있는 아내 옆에서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