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스름한 초겨울 저녁
지나치게 한적한 세거리에

찢어진 신문지와 비틀어진 낙엽이
얼음 위에 발레를 춘다

곧 떠날 가을 바람이
아쉬운 재즈를 켜고
기울어진 가로등이
발끝 따라 조명을 비추면

너절한 세거리는 쥐 죽은 듯
그들의 회전 속에 빠져든다

누구도 이 순간
피날레는 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