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수치스러울 때가 있어

지저분하게 자위를 하면서
아무 까닭없이 누군가를 욕하면서
약하고 엉망 투성인 내가

이 하얀 종이 위에 서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미안해

하지만,

텅 빈 여기 넓은 초원을 보렴

깨끗하게 발가벗은 내가

바람을 밀면서 달려가고

풀 위에 넘어져서는

어느 새 털고 일어나 널 보고 있잖아

눈물이 날 만큼 예쁜 미소 지으며

날 보고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