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계는 언제부터인가 멈춰버렸다. 그것은 이미 내가 잠들었거나 죽었다는 것을 가르친다. 물론 나는 살아있기도 하다. 뜻은 아무래도 거기서 거기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 바깥을 보라. 바깥을 볼 수 없다면 바깥을 생각하라. 그곳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꿈을 위해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곳이다. 사람들을 보라. 사람들을 볼 수 없다면 사람들을 생각하라. 누군가는 밋밋한 삶에 서서 표정 없는 얼굴로 꿈을 잃어버리고, 또 누군가는 우주의 비밀이나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것을 깨달아가고 있을지 모른다. 나는 그 끝도 없는 움직임에 질려버리고 지쳐버렸다. 그리고 시계와 함께 멈춰버린 것이다. 24 시간은 고작 24 분처럼 흘러가고, 해와 달은 장난처럼 자리를 바꾸더니 제멋대로 멈춰버렸다. 나는 꿈도 없이 삶도 없이 가장 행복하지도 너무 슬프지도 않은 내 집 안에서 죽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 뒤에 무엇이 있을지 알고 싶어 한다. 천국과 지옥이 있다거나, 아니면 그냥 돌처럼 아무 것도 아닐 뿐이라 믿는다. 나는 아무래도 괜찮다. 지금 내가 죽어있든 살아있든, 그건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나조차도 비어 있으니까.

사람이 살지 않는 삶이란 아름답기도 하다
당신이 비웃든 감동하든 나는 살아있기도 하다.


- 우리가 죽음에 이른다는 것은 죽음 역시 삶에 이른다는 것이다 -


자위 - 푸른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