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 잔치가 한여름 저녁 오두막 안에서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고, 누구도 부르지 않았다. 풀잎 피를 빠는 숫모기와 괴괴함이 오두막의 썩은 나무 껍질 속으로 파고들 뿐이었다. 가끔 수박 밭 어딘가에 다 익지 못한 놈이 갈라져, 그곳에 여러 가지 벌레들이 오글거렸다. 분명 동네 개구쟁이들이 수박 서리하다 할머니 파수꾼에게 걸려 떨어뜨린 것이겠지? 더위 묻은 허수아비 어께 위에 앉은 시골 바람이 심심한지 벼를 깨워 흔든다. 살랑살랑.

저놈에 달은 질리지도 않고 이 풍경을 즐기고 있는 것이렸다?

지금 뭐라고 하셨소?

나쁜 놈. 나쁜 놈. 나쁜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