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綠茶]잎이 녹색[綠色]으로 녹아

석여[石女]호수의 맑디맑은 물속에 스며드니

입이 방정인 이름 모를 새도 좋고,

아무 인[人] 발에나 입을 맞추는 송사리도 좋네

고고하게 서있는 뭇 여인네의 석상[石象]

석상에는 억척같은 기[氣]가 느껴지는 금언이 새겨져 있었으니

어르신들의 등너머 배운 누추한 한자 솜씨로 외보자

"학문[學文]을 학[學]하기 위하여 떠난 서방을 기다린 아낙네는
으뜸가는 술책으로 벼락출세한 서방이 유흥으로 안사람을 잊어버리자
그 소식을 소문으로 청[聽]하고, 서방의 몰인정한 인색[人色]에
슬픔과 눈물에 사무쳐 이 석촌수[石村水] 에 몸을 가누었다라"

외로운 아낙네의 슬픈 설화[說話]는 지난 이야기옵고

호수의 깃들어 있는 여인의 영혼[靈魂] 만이

이 석녀호수의 진정한 보배[寶培]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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