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잼이 묻어있다. 이것은 딸기잼이다. 그러나 이것은 병 속에 들어있지 않고 책상에 묻어있다. 물론 나는 책상 위에서 잼을 먹지 않았다. 그리고 잼은 꼭 먹기 위해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병 속에 들어있지 않지만 이 잼은 더럽지 않다. 도대체 누가 이 잼이 더럽다는 헛소문을 퍼트린 것일까? 아무튼 잼의 흔적은 매우 규칙 없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논리를 따지지 않고 모양을 보아서 이 잼은 떨어진 것이 아니라 묻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가로 4cm 새로 33cm의 흔적은 일본 열도를 닮아있다. 매우 사실 같은 모양을 보여주는 잼의 파편도 군데군데 보인다. 이것을 섬으로 가정하고…….

이런 뻔하고 지루한 이야기는 관두기로 하자.

그러니까 이 잼은 일본 열도를 매우 닳아있다. 너무도 아니고 아주도 아니라 '매우' 닮은 것이다. 잼은 왜 하필 일본 열도를 닮아있을까? 물론 잼은 일본 열도를 닮지 않았다. 잼의 형태는 사실 무한하다. 그리고 도쿄는 딸기잼이며, 하코다테는 산 딸기잼이다. 개는 잼을 핥는다. 딸기잼과 산 딸기잼은 언제나 달콤하기 때문이다.


- 우리가 도시를 가꾸고 발전시키는 동안, 거대한 개는 꾸준히 도시의 단물을 핥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