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들었을 때
혼자 네거리에 서서 비를 맞고 있었다
비는 아주 엷게 내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솢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나는 밤 하늘에 입술이 닿도록
고개를 들고 몸을 길게 뻗었다
천천히 두 팔을 날개처럼 펴고
날갯짓하며 한 걸음 두 걸음
부드럽게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바람이 실어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날아가고
바람이 사라지면
먼지처럼 세상에 묻어버리는

빗먼지가 되기를 기다렸다





아침이다
조금도 잠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