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우상이 아니며, 나의 우상이 될 수 없다.
당신을 정말로 미워하며, 나는 이미 당신을 버렸다.

당신은 참다운 삶을 찾아보기는 커녕  
쓸모 없이 무거운 족쇄에 묶여 허우적대던 사람이었다.

감옥에 들어갈 죄만 빼고 모든 잘못으로 삶을 살아온 당신.

때로는 다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때로는 다른 사람 앞에서 주먹을 들었다.

하늘과 땅이 뒤바뀐다 해도 당신을 향한 나의 미움은 식지 않을 거라 감히 말한다.

그런데도 나는 당신 앞에서만은 작아진다.

당신 앞에서는 그 어떤 논리를 펼쳐도 내 자신만 부끄러워질 뿐이었고

당신 앞에서는 당신이 이루어 놓은 뻔하고 더러운 결과를 도저히 욕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당신 앞에 서있는 못된 애송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신은 나의 아버지이며, 아버지였다.
그리고 언제나 나의 아버지이며, 나는 당신의 하나 뿐인 자식이다.



- 나의 아버지는 찢어진 우산과 같다. 그러나 언제나 내 머리위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