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입니다.

아버지도, 사랑하는 여인도, 제 자신도 말입니다. 알베르 까뮈의 말처럼 제가 마포대교에서 죽기 위해 투신한 것은 이 세상을 향한 고백이었을 뿐입니다. 믿을 것은 없다. 기댈 곳도 없다. 살아야할 이유를 모르겠다 나약하다는 사실들을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개처럼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쳤습니다. 죽을 힘을 다하지도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냥 죽자고 그게 편하겠다고 기 십분만에 제 몸뚱이 하나를 포기해버렸던 것입니다. 돌아왔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인생의 연속성 사이에 다시 놓이게 되었고 더 쉬운 은유로는 모레 시계를 한 번 뒤집었을 뿐입니다. 쇼크는 저 모레알이 다 떨어지는 순간 다시 돌아오고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