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해 나는 세포의 집합이라는 것을
더 많은 집합 속에 하나의 세포라는 것을
금지선을 넘고 싶어 나를 가두는 이런 진리 따위의 추구에서
깨달음이니 믿음이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이지
허무함마저 식상할 지경이다 예수야 너도 꺼져버려
영원함은 없다 있다 중도의 균형은 대체 어떻게 하니
니코틴과 펩시에 녹아버린 내 뇌세포들은 이 모든 걸 정리할 수 없어
진실을 향한 출발은 신발끈을 묶기도 전에 주저 앉았고
허벌나게 거대한 흐름 속 한 순간에 불과한 나는 좌절을 느껴
꼬인 혈관, 심장은 답답하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너도 아무 것도 아니야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야
모든 게
아무 것도 아니야
부모라는 방패를 쥔 나에게 생존을 위한 무기가 있긴 하나
풍요 속에 가라앉은 육체는 덧없는 만족을 끝없이 갈구하고 있어
잡아당길 손을 원하는게 아니야 흠씬 두들겨 줄 천벌이 필요할 뿐
어디로 가든지 내 안의 텅 빔은 숨길 수 없고
엉성한 페이지마다 후회라는 단어만이 마침표 앞을 장식하네
심해에 허우적대는 내 청춘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긴 한 걸까
이 몸부림을 멈추는 순간 허무가 내 앞에서 인사하겠지
여기가 바로 죽음이다 라며
날 비웃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