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걸음걸이는 작위적이었고 앞뒤로 교차하는 두 팔은 과장돼 보였다

 

가능한한 사람들 눈에 띄이지 않기 위해 애를 썼지만 그럴 수록 내 동작은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가만히 서있는 행위조차 치욕스러워 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난 숨을 쉬고 있었다

 

이만치 거리에서 들키지 않을 수 있는 건 그저 호흡 뿐이라고 믿었다

 

나는 냉소적인 관객에 둘러 싸인 무대 위에 서툰 배우일 따름이다

 

모두가 내 거짓과 위선을 파헤치기 위해 조명 밖에서 충혈된 눈을 부릅 뜨고 있다

 

지극히 인간적인 평론가들

 

끔찍한 시선들 사이에서 나는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으리라 전지 없는 장난감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구태여 호흡을 참지 않아도 저절로 숨이 막혔다

 

이 연극의 막이 내리길 기도하기 보다 이대로 죽어버리는게 더 완벽하지 않겠느냐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귀가 밝은 관객 한 사람이 기괴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어차피 살기 위해 핑계를 찾는 겁쟁이 주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