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줄어든다.

아프지도 않고, 아깝지도 않다.

머리는 작아지지 않는다. 그저 줄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머리의 생각도 똑같이 줄고있다.

예전에는 더 멀고 더 크고 더 넒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겨우 하루를,

하루에서 생겨나는 하루의 일들을,

그 일들에서 이어지는 더 작은 일들만을 생각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머리는 아주 짧은 순간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비로소 심하게 줄어들고 말 것이다.

머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마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아프지도 않고, 아깝지도 않다.

머리는 그저 끝 없이 줄어들고 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머리가 줄어도 절대 손해 당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