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묻지도 않지만
나는 종종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대고 말한다

"힘들어"

물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대꾸하지 않는다
(그래도 마음은 조금 좋아지니)

종종 말하듯
종종 "외로워" 할 때 있고
종종 "슬퍼" 할 때 있다

내 변덕에도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사라지지 않고 내 눈 앞에.
(내 곁에 있다)

(어둡고 텅빈 터널)
마음을 달래려 배개를 끌어 안고

(힘없이 축 처지는 할미꽃)
몸을 가누려 소파 품 속에 쓰러진다

우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터널 끝에 빛이 할미꽃을 피운다"

그러므로 (그렇게 말하며)
오늘도 나는 무너질 수 없다며 한참을 다짐한다


- 너는 산이고 나는 터널이라. 그래서 우린 힘들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