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의 기획에서 제작 완료까지 전체적으로 비중있게 참여하는, 그래서 내가 만든 것이다 라고 말할 만한 것으로 이것은 네번째가 된다.

처음 홈페이지를 만든 것은 게임 홈페이지를 만든 것인데 컨텐츠에 거의 모든 신경을 기울였고,
두번째 홈페이지를 만들었을 때는 하나의 게임에 초점을 맞춘 홈페이지인데
방대한 컨텐츠와 보여지는 것, 그밖의 외적인 요소(관리, 홍보 등)에서
노력만큼 괜찮은 수준이 되어 주었고, 처음으로 적극적인 반응도 있었다.
세번째는 하자 작업장 학교의 자료실을 만들었는데 처음으로 내가 의도해서 만들지 않은 것이었다.
클라이언트와 처음으로 계약을 했고 회의를 했고 임금을 받았다.
네번째는 그 연장선에 있고, 아마도 다음은 전혀 색다른 것일 터이다.

나의 전공 멘토인 사하가 이 프로젝트를 주선해 주었다.
기린으로 부터 들어온 의뢰였고, 그것은 당장 다음 달부터 작업장 학교에서 이루어 질
디지털 프로젝트에서 사용될 일종의 교재이기도 했고, 혹은 참여자들의 창작을 위한 툴이기도 했다.
사실 그 툴을 만드는 데 있어서 클라이언트와 나 사이에 구현이 가능한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논쟁만이 있었을 뿐, 기술적으로 새로운 도전은 전혀 없었다.
제안을 받아들일 당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첫째로 돈이 필요해서,
다른 한편으로 버그 투성이에 일정 지연이 일상이었던 지난 일을 떠올리며
팀웍과 자기 관리 능력을 계속해서 시험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사실 처음 한달만에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안을 가지고 모두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지만,
물론 그 후 진통을 겪은 후 나온 타협안도 결국 제 일정을 맞추지는 못했다.
죽돌이자 학생으로서의 신분이 가지는 한계와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실수라 하겠다.

이 일은 웹방 죽돌이었던 한지와 나, 두 사람이 함께 진행을 하였다.
처음 기획은 나와 한지, 사하와 기린 네 사람이 테이블에 앉아 밤 늦도록 졸아가며 회의를 했는데
사전에 이야기가 되어 있었던 사하와 기린을 제외하고 우리는 기획 의도와 사이트 구조를 이해하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특히 나는.
위키위키 모델을 연상시키는 자유 수정 시스템. 거기에 길드라는 이름의 팀원들이 공유를 하고,
매 페이지에는 백트랙이 있고 키워드가 있다. 복잡하기 짝이 없었고 이 점은 후에도 지적을 받았다.
기획을 들으면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것과 적극적으로 안을 내며 기획자로서 동참하는것 사이에 내가 잡아야 할 포지션은 무엇인가, 생각할 기회가 상당히 있었다.
그러나 작업장 학교와 관계되어 있다는 것 때문에 내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직까지도 의견을 들은 뒤 된다, 안된다만 말하는 사무적인 태도를 고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한탄도 하였다.
나는 여전히 내 일 외에는 관심이 없는가 보다.

기획이 끝난 뒤 디자인은 기린이 맡아 보내 주었는데 약간의 지연이 있었지만 페이지 제작도 지연되어 큰 문제는 없었다.
개발자간 회의가 있었는데 기획 안을 두고 DB 구조를 짜는 데 걸린 노력이 기획 못지 않았다.
페이지 분담은 페이지 리스트들을 짜 놓고 파트별로 분담을 했는데 후에 이 부분은 많은 지적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각각의 작업이 가지는 난이도나 그에 따라 걸리는 시일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적당히' 나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 서로가 서로의 장단점 및 각각의 페이지가 요하는 기술적 난이도를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잘 분배되었고 그래서
후에 비슷한 시기에 양자의 작업이 마무리되었고 중간에 큰 진통이 없었다고 본다.
별다른 진통 없이 늘상 '순조로웠다'는 것도 딴지가 걸리는 부분이긴 한데,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뜨끔하긴 하지만 사실 평소처럼 서로에게 그리 조심하며 간 것도 아니었고,
일에서 치열하게 부ㅤㄷㅣㅊ이며 마무리한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기획에서 최종 완료(버그 수정 포함)까지 석 달이 걸렸으며,
베타 테스트를 제대로 거치지 못해 버그 수정에 제법 시간이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

since : 200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