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인간적인 문제, 즉 어떤 사람의 생각이나 문장을 듣고 보아 나도 모르게 공감을 표하고 싶어 질 때쯤 그것을 쓰는 것이 무척 망설여 지는 때가 있다. 나는 공감을 표시하는 일이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본 고전 중에, 금을 잘 타는 사람이 그의 유일한 벗과 이야기를 하던 중 자신이 곡을 시작하면 '사람들은 곡을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 끄덕'하지만 그 안에 담긴 회한을 어찌 알 수 있느냐며,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그나마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그의 벗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읽으면서 나도 그런 벗이나마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도, 그렇게 너무나 쉽게 아는체하고 동하여 내 것인양 이야기하는 체질이 그가 언급한 인간상과 몹시 비슷하여 부끄러웠었다. 단지 흘러나오는 곡에 발박자를 맞추는 것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 지언정 그렇게 쉽사리 공감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나의 생각이 나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 수도 있고 타인으로 하여금 나를 오해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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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08-12-30 10: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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