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눈을 감았다
나는 그 어둠의 눈 속에 갇혀
앞으로만 기어갔다
아무도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끝이 없다는 것은 끝까지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알았다
아무래도 괜찮았지만
이대로는 싫어서 나는 멈추지 않고 기었을 뿐이다
그리고 드디어 눈 감은 어둠 속에 어둠으로
내 모든 것이 빠져들어 가려할 때
나는 벽다운 벽에 부딪쳤고
비로소 벽에 기대
행복하게 죽을 수 있었다


- 어둠은 강하나 우리는 어둠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