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내려앉은 까만 밤 사이에 내가 서있다.
가난처럼 텅 빈 길 위에 차가운 바람조차 내게만 분다.
흩어진 동전을 줍는 것도 쓰러진 자전거를 세우는 것도
이제 눈 속에 버려둔 채 늘어진 가로등 불빛이 손짓하는 저 먼 곳으로 달려간다.
그러면 어쩐지 웃고 있는 사진 속 네 따듯한 품에 기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기에
나는 웃을 수 있다